- [국외 리뷰] Fabolous - There Is No Competiton 2 : The Grieving Music EP
- rhythmer | 2010-09-21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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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Fabolous
Album: There Is No Competiton 2 : The Grieving Music
Released : 2010-08-31
Rating : +
Reviewer : 예동현
이토록 꾸준하게 하향곡선을 그리는 뮤지션도 드물다. 많은 팬이 이미 패볼러스(Fabolous)의 커리어를 평범한 커머셜 랩퍼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확정 지었지만, 그의 데뷔 초기에 엿볼 수 있던 빛나는 재능과 최근에도 가끔 볼 수 있었던 그 재능의 찌꺼기들은 아직도 그에 대한 기대에서 팬들을 자유롭게 놓아주지 못한다. 하지만, 로쏘가 가진 재능의 샘은 이미 거의 다 말라버려서 지금 우리가 느끼는 몇 번의 감탄은 그 샘물의 바닥에 고여있는 약간의 웅덩이나 습기 차고 덜 마른 진흙들이 대부분이다.어떤 이들은 위의 평가가 거북할 수도 있을 것이며, 몇 가지의 타당한 이유를 들어 그를 변호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마음 한구석으론 직접 내린 평가를 반론하고 싶으니까. 그런데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나 나는 이런 엄청난 수준 저하에까지 너그러워지고 싶지는 않다. “Breathe”의 팹은 벌써 6년 전의 인물이며, 그보다 훨씬 못한 지난해의 “Imma Do It”도 이미 과거가 되었다. [There Is No Competition Mixtape]은 믹스테잎 역사에 남을만한 결과물이었지만, 올해 나온 시리즈의 신작은 “Breathe”와 “Imma Do It”의 차이보다 더 큰 격차를 느끼게 한다. 그런데 거기서 몇 곡을 고르고 신곡을 추가해 EP를 발매했다. 그게 바로 본 작 [There Is No Competiton 2 : The Grieving Music]이다.
물론, 본 작은 믹스테잎에서 발전한 스트리트 앨범 성격의 EP이고 그 때문에 완전한 정규작보다는 덜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조악하거나, 특징 없고 재미없거나, 평범하기만 한 이 앨범의 비트들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랩이다. 이 범용한 비트들에 맞춰서 커머셜 앨범의 싱글처럼 단순화된 전반적인 가사의 구성과 무의미하게 겉멋만 날리는 표현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Lights Out”이나 “Body Ya”는 사실 훌륭한 송메이킹 능력을 과시한 곡이지만, 감상하는 순간 이후에 다시금 그 존재를 떠올리게 할만한 펀치 라인의 부재는 아쉽다. 대부분 나머지 곡들은 모든 면에서 끔찍하다. 비트도, 가사도, 표현도, 라임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평범하거나 형편없다.
이 앨범은 모든 면에서 실망스럽다. 실망스러운 랩이 담긴 좋은 랩퍼의 믹스테잎이라는 점에서도, 실망스러운 비트가 담긴 EP라는 점에서도 무엇 하나 제대로 성취한 목표가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Dumb It Down”을 몸소 실천하고도 이런 어중간한 결과물을 내놨다는 점이다. 그는 커머셜한 리릭시스트가 될 뻔했지만, 지금은 그 둘 가운데 아무것도 아니다. 제발 내가 패볼러스에게 퍼부은 독설들이 부끄러워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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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c231 (2010-09-25 12:26:14, 119.148.124.***)
- 개인적으로 랩의 모범이라 생각하는데 1집같은 뛰어난 앨범은 안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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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premesup (2010-09-23 22:38:51, 58.184.93.***)
- Breathe가 무려 6년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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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luckyg (2010-09-21 23:42:52, 220.93.77.***)
- There is no competition 2는 괜찮게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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