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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Central Cee - Can't Rush Greatness
    rhythmer | 2025-03-06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Central Cee
    Album: Can't Rush Greatness
    Released: 2025-01-24
    Rating:
    Reviewer: 황두하









    현재 메이저 힙합 씬에서 센트럴 씨(Central Cee)는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22년 발표한 “Doja”가 틱톡(TikTok)을 통해 크게 화제가 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주무기인 드릴 사운드가 미국 씬에서도 각광 받으며 흐름에 부합한 덕분이다. 리틀 심즈(Little Simz)나 스켑타(Skepta)처럼 영국에서 착실히 경력을 쌓아 세계로 뻗어나간 경우는 종종 있었다. 그런데 센트럴 씨처럼 영국 힙합 아티스트가 커리어 초기부터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Can’t Rush Greatness]는 센트럴 씨의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첫 트랙 “No Introduction”부터 ‘소개 따위는 필요 없다’며 현재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듯 랩을 쏟아낸다. 약 2분 40초 동안 후렴 없이 랩이 죽 이어지는데, 특유의 타격감 강한 목소리와 유려한 플로우 덕분에 순식간에 몰입된다. 은은히 깔린 현악기와 드릴 사운드의 패턴을 차용한 드럼 라인으로 단출하게 구성된 사운드는 랩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이후 아홉 번째 트랙인 “Limitless”까지 맹렬한 기세로 휘몰아친다. 모두 UK 드릴을 기반으로 하지만, 곡마다 다른 악기를 사용해 다채롭게 느껴진다. 투웬티원 세비지(21 Savage)와 데이브(Dave)도 센트럴 씨와 차별되는 톤으로 분위기를 적절히 환기한다. 특히, “Top Freestyle”에서 웅장한 브라스 위로 점차 격앙된 톤으로 뱉는 랩은 앨범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Now We’re Strangers”부터 기세가 한풀 꺾인다.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와 가볍게 떨어지는 드럼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비트는 다소 빈약하게 느껴지고, 곡에 맞춰 톤을 낮춘 랩은 기존의 매력이 거세된 느낌이다. 니요(Ne-Yo)의 “So Sick”을 샘플링한 “Truth In The Lies”도 마찬가지다. 릴 더크(Lil Durk)와 비교했을 때 센트럴 씨의 싱잉 랩은 밋밋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오히려 릴 더크가 곡의 주인처럼 느껴진다.

    “Ten”부터 다시 기세를 끌어올리는 듯하지만, 전반부에 비해 감흥이 덜하다. 무엇보다 앨범 내내 반복되는 드릴 사운드가 후반부에 들어서 지겹게 다가온다. 센트럴 씨의 랩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어 곡 간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스켑타(Skepta)와 릴 베이비(Lil Baby)의 벌스가 아주 잠시 귀를 잡아끌 뿐이다.

    가장 당황스러운 곡은 “Gen Z Love”이다. 20대 초반의 풋풋한 연애 감정을 표현하는데, 거침없는 날 것의 모습을 드러냈던 다른 곡과의 낙차가 크다. 세대론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젠지(Gen Z)’로 포장하는 것이 조금 민망하다.

    센트럴 씨의 첫 EP 발매가 2017년이고, “Doja”의 발매도 벌써 3년 전이다. [Can’t Rush Greatness]라는 제목처럼, 절대 서두르지 않고 차근히 경력을 쌓아 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앨범의 랩은 최근 두각을 드러낸 래퍼들 사이에서도 최상급이다. 다만, 탁월한 랩에 비해 음악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듯하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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