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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Jenevieve - Crysalis
    rhythmer | 2025-09-19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Jenevieve
    Album: Crysalis
    Released: 2025-08-08
    Rating:
    Reviewer: 장준영









    제네비브(Jenevieve)는 시대를 포용하는 것에 능한 아티스트다. 데뷔작 [Division](2021)에서도 들려줬듯이,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주축으로 하되, 70~90년대의 질감을 듬뿍 흡수해 개성을 표출한다. 매력적인 음색과 함께 여유 넘치는 가창으로 덧칠한 "Medallion", 팝 알앤비 넘버 위로 활기찬 퍼포먼스가 흥미로웠던 "No Sympathy", 안리(Anri)의 "Last Summer Whisper"를 샘플링한 프로덕션에 몽환적인 순간을 자아낸 "Baby Powder"가 그랬다.

     

    [Crysalis] 역시 전체적인 방식은 유사하다. 알앤비를 주축으로 하면서도, 과거와 맞닿은 듯한 사운드를 강하게 표현한다. "Head Over Heels"가 대표적이다. 로파이한 질감의 붐뱁 비트와 자연스레 몸을 맡기게 하는 그루브한 베이스, 도회적인 이미지를 쉽게 연상시키는 신스, 시대적 정취를 품은 다양한 소스까지. 많은 요소가 힙합 소울, 얼터너티브 알앤비, 시티팝이 융합되며 독특한 곡이 완성됐다.

     

    "Damage Control"에선 명료한 멜로디와 코러스 활용이 끝내주며, "Hvn High"에선 70~80년대 디스코 넘버를 가져온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Partycrasher"에선 신스팝과 일렉트로 펑크의 요소를 듬뿍 자신만의 색채로 덧칠했다. 이번 앨범 역시 일라이저 가버(Elijah Gabor)의 역할이 주요해 보인다. 전작에 이어서 시대와 장르를 유려히 넘나들며 앨범을 주도한다. 빈티지한 질감에 유사한 템포를 일관되게 구성해, 다채로운 프로덕션에도 마치 하나로 꿰어낸 듯한 느낌을 유발한다. 차분한 팝 발라드 "Enter The Void"와 끈적한 그루브를 형성하는 "Nocturne"이 이질감 없이 엮이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제네비브의 퍼포먼스는 이번에도 인상적이다. 느린 박자의 곡부터 리드미컬한 프로덕션까지, 다양한 스타일에서도 천부적인 리듬감을 일관되게 드러낸다. 동시에 새벽에 안개처럼 차분하고 부드럽게 가창을 선보이면서도, 군데군데 힘 있는 소리로 완급을 주는 테크닉도 훌륭하다. "Beam Me Up"만 듣더라도 쉬이 느낄 수 있다. 자유자재로 음을 밀고 당기며 곡의 템포를 살리고, 중저음과 고음을 풍부하게 사용해 앨범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수준 높은 프로덕션과 준수한 퍼포먼스, 선명하고 강력한 멜로디 등등, [Crysalis]를 이루는 많은 점이 무척 근사하다. 첫 시작부터 굉장한 가능성을 들려주었던 제네비브는 어느새 아름다운 날갯짓에 모두를 '홀딱 빠지게' 만드는 완숙한 아티스트가 되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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